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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작 추천/공포,스릴러,미스터리

한국 영화 <마더 2009> 해석 결말 - 반 쪽 짜리 진실

by 제트U 2023. 4. 25.

오늘은 봉준호 감독의 예술성이 폭발했던 영화 <마더>에 대해 다뤄보려 하는데요. 이번 포스팅에는 줄거리에 대해 설명드리기보다는 중간중간 감독이 숨겨놓았던 사소한 포인트들과 작품의 결말 속 진실에 대해 자세히 해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마더-김혜자-봉준호
영화 <마더>의 김혜자

<마더>

감독: 봉준호
장르: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러닝타임: 2시간 8분
주연: 김혜자, 원빈

 

<마더> 해석감독의 의도


 

거울-밖을-바라보고-있는-원빈
원빈, 도준 역

  • 도준과 마더의 관계.

도준은 28세로 정신적으로 어수룩한 청년입니다. 동네에서는 '바보'로 불리지요. 마더는 이런 도준을 위해 일평생을 바쳐 살아왔는데요. 그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그가 벌리는 자잘한 사고를 수습하는 것이 그녀의 일상입니다.

여기까지는 그리 특이한 점이 없으나. 문득 "도준 엄마의 진짜 이름은 무엇일까?" 하는 물음이 생깁니다. 네. 영화에서는 도준 엄마의 실제 이름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습니다. 하물며 영화의 기본 정보에도 표기되어 있지 않고요.
이 말인 즉, 도준의 엄마는 도준이가 태어난 시점부터 "자신"을 잃은 채 살아왔다는 건데요. 언뜻 보면 엄청난 모성애처럼 이지만, 사실 마더의 모성애는 다르게 보입니다. 바로 마더가 피해자의 빈소를 찾은 장면에서 말이지요.

 마더는 피해자의 유가족을 찾아간 날, 검은색 옷이 아닌 꽤 채도가 높은 붉은색 옷을 착용하고 갑니다. 스카프로 포인트까지 주면서 말이지요. 그러고는 "내 아들을 미워말라."라며 미워하면 위협하겠다는 협박까지 하지요. 겉으로 봤을 땐, 아들을 죄인 취급하는 유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미워서 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녀의 행동이 굉장히 과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스스로도 아들이 밉고 믿음이 안 가기 때문입니다. 비록 마더는 이런 자신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요.

즉 도준과 마더의 관계를 정리하자면, 도준은 마을 사람 모두에게 무시를 당하고 있는 청년이며, 마더는 그런 도준을 28년째 수발을 들고 살아오고 있는 엄마입니다. 도준은 엄마를 귀찮아하지만 마더는 늘 민폐만 끼치고 다니는 도준 때문에 마을 사람들에게 늘 저자세여야만 하는 인물이지요. 그 과정에서 마더는 도준에게 애증의 마음을 품게 됩니다.

 

  • 혜자의 옷 색상 = 믿음

마더의 포스터에서도, 제 포스팅의 썸네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마더>에서 도준의 엄마는 붉은색 옷을 자주 입고 등장합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영화가 끝을 향해 갈수록 이 붉은색은 점점 채도가 낮아지지요. 이것은 마더의 심리 상태와 아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준이 진범일리 없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던 때에는 비교적 높은 채도의 붉은색 옷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피해자의 유가족을 찾는 장면에서 그러하지요. 하지만 진범을 알아내기 위해 그날 있었던 목격자들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마더의 옷 색의 채도는 점점 낮아집니다.

저는 이것을 보고 '믿음의 퇴색'이라고 해석했는데요. 무의식적으로 진실을 외면했던 마더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의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내 아들이 범인일 수 있겠다는)을 알아차리고, 아들의 무고함을 밝히겠다는 목표가 아들을 무죄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변할 때 그녀의 옷은 채도가 빠지다 못해 마치 죽은 피와 같은 갈색처럼 보입니다.

어쩌면 "마더의 정신이 죽었다."로 해석될 여지도 있어 보이네요.

 

 

  • '침'이라는 소재

 

저는 양심에 찔린다는 표현을 위해 침이 사용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도준이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도준이 알게 되었을 때도, 사건의 진범이 누구인지 알게 되어 타인에게 죄를 뒤집어 씌울 때에도 마더는 "망각과 관련된 혈자리"가 있다며 그곳에 침을 놓으려 하지요.

망각은 곧 잊힘입니다. 어떠한 사건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못하게 되겠지요. 이 말은 곧 진실을 묻어두겠다는 뜻과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마더>의 마지막 장면을 보시면 마더는 망각의 혈자리에 침을 놓고는 옆에서 춤을 추고 있는 아주머니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합류합니다. 이제 그 사건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느끼는 것이겠지요. 물론 정말 그 진실을 잊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사건을 자신의 기억에서 잊겠다는 의지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면회실-김혜자
면회실에서 울부짖는 김혜자

  • 직선적이지만 입체적인 공간과 도준의 얼굴 방향

위와 같은 면회실을 실제로 보신 경험이 있을까요? 저는 생전 그런 면회실 구조는 처음 봤습니다. 마치 거울 안에 또 다른 공간들이 무수히 펼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요.

네. 이것은 감독에 의해 의도된 공간인데요. 이렇게 연출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효과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공간의 깊이감, 하나는 왜곡이지요.

한편, 도준의 얼굴 방향으로도 사건의 왜곡이 발생하는데요. 평소에는 정면을 바라보는 샷이 나오지만, 무언가 기억이 날 듯한 장면에서는 이상하게도 도준의 측면 샷 즉 얼굴의 반쪽만 나옵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건이 떠올랐을 때에는 또다시 정면 샷이 나오는데요. 무언가 이상합니다. 얼굴 반 쪽을 손으로 가리고 있지요. 그러다 나중에는 손을 내리며 얼굴 반 쪽을 보여주는데요. 숨겨져 있던 얼굴은 엉망이 된 상태입니다. 이걸 통해 감독은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요?

바로 "반 쪽짜리 진실"입니다. 이는 영화의 결말 부분과도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지요. 이제 결말에 대해 알아볼까요?  

 

 

결말(스포 O)


원빈에게-약을-먹이는-김혜자
도준에게 약을 먹이는 혜자

결국 마더는 사건 당일 여고생과 도준이 함께 있던 걸 목격한 사람을 살해하고는 그와 함께 있던 작업장을 불태웁니다. 그럼으로써 새로운 용의자에게 죄를 완전히 덮어씌우는 데에 성공하지요.

여고생이 살해된 사건의 진범은 정확하게 나와있지는 않습니다만 저는 범인이 도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경찰의 "현장 보존이 잘 되어 있다."라는 말 때문인데요.

우발적 살인이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사건 현장을 정리하겠지요. 하지만 이번 사건의 범인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즉, 도준처럼 치밀하지 못한 인물이어야 말이 된다는 뜻인데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여고생의 시체를 왜 굳이 그곳에 두었냐는 건데요. 법의학자의 말에 따르면, 시체를 사람이 발견하기 쉬운 장소에 두는 것은 과시욕구와 관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도준은 과시욕구를 보이지 않는 인물인데요. 아마 우발적으로 둔기를 휘둘러 죽은 여고생을 사람들이 발견하여 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착한 마음에서가 아니라, 책임을 전가하는 느낌으로요.

 

 

마무리


추천도: 5.0/5.0

저는 그럼 모성애와 관련된 스릴러 영화 한 편 소개해드리며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본 블로그 글에 대한 권리는 필자 ZU에게 있습니다:)※

 

 

케빈에 대하여 후기

오늘은 라는 영화 한 편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이 영화의 기본 정보와 줄거리에 대해 알아보고, 이 작품에서 보이는 특이점과 저만의 해석 방향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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