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명작 추천/공포,스릴러,미스터리

케빈에 대하여 후기

by 제트U 2022. 9. 16.

케빈에-대하여-공식-포스터
출처: 네이버 <케빈에 대하여> 포스터

오늘은 <케빈에 대하여>라는 영화 한 편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이 영화의 기본 정보와 줄거리에 대해 알아보고, 이 작품에서 보이는 특이점과 저만의 해석 방향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케빈에 대하여>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본 정보


감독: 린 램지
개봉: 2012.07.26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장르: 드라마, 스릴러, 서스펜스
러닝타임: 112분
주연: 틸다 스윈튼, 에즈라 밀러, 존 C. 라일리

 

줄거리


자유로운 삶을 즐기던 여행가 에바(틸다 스윈튼)는 프랭클린(존 C. 라일리)을 만나 원하지 않던 임신을 하게 된다. 그로 인해 자유롭던 그녀의 삶은 케빈을 출산하며 180도 달라진다.
일과 양육을 동시에 해내야 하는 에바의 삶엔 여유가 없었고 그녀는 케빈의 울음소리보다 공사장의 소음이 더욱 편안하게 느껴질 지경에 이른다.
하지만 케빈은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유독 에바에게만 이유 모를 반항을 하고, 에바는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만 케빈은 아주 교묘한 방법으로 에바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선사한다. 시간이 흘러 청소년이 된 케빈은 에바가 평생 혼자 짊어져야 할 끔찍한 일들을 저지르게 되는데..

 

흰-옷을-입은-틸다-스윈튼
틸다 스윈튼

 

뚜렷하지 않은, 뒤섞인 구조


<케빈에 대하여>는 과거와 현재를 서로 교차시키는 구조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여 이야기를 전개시킬 경우, 관객은 시간이 변경된 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돼서야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시간이 변경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현재와 과거가 뒤섞여도 관객은 뒤늦게 알아채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1. 에바의 머리스타일
저는 머리스타일을 보고 과거인지 현재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영화 속의 현재는 에바에게 시궁창과도 같아서 머리 정돈이 하나도 되어있지 않죠. 저는 감독님께서 가장 직관적인 방법을 사용하셨다고 생각했어요.
2. 시간에 따른 색감
케빈이 그녀에게 지울 수 없는 죄악을 남기기 이전에는 그래도 에바의 일상에 평화는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사고를 치고 나서 에바의 삶은 지옥 그 자체가 되었죠. 그래서 과거 시점에는 부드럽고 따뜻한 톤을 사용하였고, 현재 시점에는 쓸쓸하고 차가운 톤을 사용하여 표현했습니다. 보통 인물의 상황을 표현할 때 많이 쓰는 방법인데요,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방법이 오히려 관객이 쉽게 알아챌 수 있었던 요인이었던 거 같아요.

그렇다면 뒤섞인 구조로 얻을 수 있는 건 뭘까요?
그녀에게 있어서 지금 이 상황 자체는 도피하고 싶은 대상이자, 의무를 져야 하는 대상일 겁니다. 즉 괴리감과 정서적 탈진이 올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저는 이 구조가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을 믿을 수 없는 그녀의 정신 상태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꿈을 꾸고 있고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요.


색에 대한 이야기


<케빈에 대하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색의 상징을 정말 많이 사용한 영화입니다. 미술에도 아주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죠.
대표 색상은 붉은색, 노란색, 파란색이 있는데요. 이 색상들은 점점 의미가 상반되어 나타납니다.

1. 붉은색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첫 장면에서, 에바는 붉은 기가 가득한 토마토 축제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즐기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자신의 몸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과 같은 행동도 하죠. 즉, 영화의 시작에서 붉은색은 '자유'를 상징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현재 시점의 에바는 자신의 집에 칠해진 붉은색 페인트를 지우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죠. 그리고 이러한 장면이 아주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즉, 현재에 있어서 붉은색은 에바에게 '죄책감', '죄악'을 상징합니다. 그녀는 죄책감과 죄악을 지우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그 페인트는 영화가 끝을 맞이할 때까지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수감된 케빈과 포옹을 하고 난 뒤 결국 지워지긴 하지만요.

2. 노란색
육아로 인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포기해야만 했던 에바는, 이사를 하고 난 뒤 자신만의 방을 노란빛이 나는 지도로 가득 메웁니다. 즉, 노란색은 '에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색으로 에바 스스로가 자신의 공간을 꾸몄으니까요.
하지만 케빈은 아이들을 가두기 위해 예쁜 노란색 체인을 구매하죠. 즉, 에바가 좋아하던 공간의 색은 이후 케빈이 누군가를 가두는 목적의 무기의 색으로 등장합니다.
안타깝게도 에바에게 있어서 편안함을 주었던 색상이 이후에는 끔찍한 목적을 가진 물건의 색상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이 외에 파란색은 케빈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케빈의 방은 늘 파란색으로 가득 차 있죠. 노란색을 에바로, 파란색을 케빈으로 치환해본다면 그들이 얼마나 상반된 성향을 가지고 있었는지 시각적으로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사운드


<케빈에 대하여>의 린 램지 감독님은 대비를 정말 많이 사용하는데요, 앞서 언급한 색감의 대비 이외에 사운드에도 대비를 주었습니다. 에바의 불안한 심리를 나타내는 장면에서 "당신은 결국 날 사랑하게 될 거야"라는 가사의 신나는 멜로디의 노래가 나옵니다. 감독님은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연출함으로써 우리에게 불편한 감정과 궁금증을 유발하죠.

 

 

 

왜 현재의 케빈을 그토록 오랫동안 보여주지 않았나?


<케빈에 대하여>를 감상하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현재의 케빈의 실물을 오랫동안 미룬 것인데요, 특히 의도적으로 에바의 등 뒤에 숨긴다던지 하관 또는 손 등 신체의 일부분만 드러내어 연출한 것이 재미있었어요.
보통 스릴러 영화에서는 주인공에게 두려운 혹은 이 영화 속 이야기가 생기게 된 계기를 만든 사람의 등장을 최대한 미루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유는 관객의 흥미를 높이고 그 사람의 아우라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과거로 지나가며 케빈의 어린 시절 모습이 나오지만, 어린 시절의 모습이라 그렇게까지 위협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아요. 현재의 케빈도 생각보다 몸집이 그렇게 큰 아이가 아닌 걸로 나옵니다. 만약 감독님께서 성장한 케빈을 극 초반부터 공개했더라면 흥미를 잃었을 것 같아요. 오히려 어린 시절부터 꾸준하게 이어져 온 비정상적인 행동들을 어느 정도 보여 준 뒤에 성장한 케빈을 공개했기 때문에 성장한 케빈에 대한 경계심이 극대화된 상태로 영화를 감상해서 좋았어요.

서로 다른 듯 하지만 비슷한 행동을 하는 둘. 이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케빈이 감옥에서 손톱을 물어뜯어 일렬로 세워 놓는 장면 뒤에 깨진 달걀 껍데기를 일렬로 놓는 에바의 장면이 나올 때 저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리고 '아, 감독이 분명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떠올라 이 장면의 의도에 대해서 깊이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고민을 해봤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해석이 되더라고요.
"에바는 결국 케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굳이 케빈이 손톱 찌꺼기를 일렬로 세워놓는 장면을 에바의 장면 앞으로 위치하게끔 해놓은 의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에바는 케빈의 그러한 행동을 보고 난 뒤에 비슷한 행동을 하는데요. 마치 케빈의 통제가 그녀의 일상까지 침투한 것만 같았어요.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고요. 왜냐하면 에바는 그 행동을 의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초점이 나간 눈빛으로 완전히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영화에는 정답이 없어서 궁금하네요!

그래서 에바는 나쁜 엄마일까?


저는 사실 케빈이 3살이 되기 전까지 에바가 책임감이 없는 어머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울고 있는 아이를 허공에 들고 있을 뿐 단 한 번도 안아주지 않았고, 오히려 공사장의 소리가 더 듣기 좋아서 울고 있는 아이를 내버려두고 한참을 공사장 근처에 서있다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말을 할 줄 아는 케빈이 에바에게 의도적으로 엄마라고 말하지 않는 장면에서 '뱃속에서 케빈이 들었나 보다.'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이가 자신에게 험하게 굴어도 의도적으로 나쁘게 행동해도 그 아이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는 에바의 모습을 보면서 '아, 자유롭게 살던 사람이라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임신에 어안이 벙벙한 거였구나. 준비가 안됐던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이것은 에바의 문제가 아니라 케빈의 문제라는 것이 극명해졌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일이 생길 때에 당황해하고 적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과연.. 에바의 문제였을까요?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


이 대사가 그동안의 케빈의 행동의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 같았어요.
저에게는 "옛날엔 미워서 그랬는데 지금은 무슨 이유로 그렇게 행동했는지 모르겠어."로 들렸어요. 즉 케빈의 괴롭힘은 점점 맹목적인 것으로 변질되어 갔던 것이죠.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충격에-빠진-틸다-스윈튼
케빈의 살해 현장을 발견한 케빈의 엄마

 

We Need to Talk About Kevin


<케빈에 대하여> 제목의 원문은 <We Need to Talk About Kevin>입니다. 직역하자면 "우리는 케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볼 필요가 있어> 겠네요.
케빈의 사건 이후에 많은 여론 그리고 이웃들은 그의 잘못을 모두 에바에게 돌려버립니다. 가만히 지나가던 에바에게 쌍욕을 하고, 뺨을 때리고, 집과 차에 붉은색 페인트를 퍼붓고, 천한 취급을 하죠. 이유는 바로
"아들을 잘못 키웠다는 것."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에바가 자신의 아들 케빈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들을 해왔는지를요.

제목은 저 말에 대해 반박을 하고 있습니다. 에바에게 온갖 화살을 돌리는 이들에게 "에바가 아니라 케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며 말이죠.
아주 흥미롭죠.

결론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제 자체가 너무 좋고 연출, 미술, 사운드까지 아주아주 좋아요.
꼭 한 번은 보셨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꼭.. 봐주세요.

틸다-스윈튼
케빈에 대하여

첫 영화 분석 포스팅이었습니다.
부족하다고 느끼실 수 있는데, 다음 포스팅에는 더욱더 좋은 해석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우린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영화추천]이걸 왜 지금 봤을까? 넷플릭스 인생 영화 추천 <조 블랙의 사랑> 출연진 정보 및 줄거

안녕하세요~ 여러분!♥ 너무 좋은 작품을 감상해서 얼른 포스팅을 안 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오늘 감상 포인트를 전할 영화는 바로바로~! 입니다! 기본 정보 감독: 마틴 브레스트 개봉: 1998.12.19

zu-review-the-movie.tistory.com

 

728x90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