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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리뷰/드라마

영화 <미키 17> 리뷰 심층적 해석

by 제트U 2025. 3. 1.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2025)은 영화계의 뜨거운 기대 속에 공개된 작품이다. **6년 전 <기생충>(2019)**으로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휩쓴 이후 처음 선보이는 영화인 만큼, 봉준호는 이번에 한층 규모를 키운 SF 서사를 선택했다. 영국의 버라이어티는 이 영화를 두고 “봉준호가 특유의 엉뚱한 SF와 신랄한 사회 비판으로 돌아왔다”라고 평했다. 과연 <미키 17>은 복제 인간의 정체성의 역설과 광적인 식민지 개척 신화를 통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을까? 이 미키 17 리뷰를 통해 그 심층을 파헤쳐본다.
 

↓<미키 17> 관람 전이라면 꼭 읽고 가야 할 사전 정보↓

<미키 17> 봉준호 감독 SF 신작, 개봉 전 알고 가면 더 재밌는 정보

 

<미키 17> 봉준호 감독 SF 신작, 개봉 전 알고 가면 더 재밌는 정보

봉준호 감독의 신작 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22년 출간된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소설 《Mickey7》을 원작으로 삼은 작품으로, 죽을 때마다 새로운 클론으로 대체되는 ‘익스펜더블(Expendable)’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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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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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봉준호
주연: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아키에,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모험, 드라마, SF, 코미디
러닝타임: 137분
원작: 소설
상영 일정 [클릭]

 

<미키 17> 영화 정보 및 줄거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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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p;amp;amp;amp;lt;미키 17&amp;amp;amp;amp;gt; 스틸컷

<미키 17>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소설 Mickey7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야기의 배경은 인류가 얼음 행성 ‘니플하임’을 식민지로 개척하려는 미래. 주인공 미키 반즈(로버트 패틴슨)는 지구를 떠나기 위해 경제적 궁핍을 무릅쓰고 식민 우주선에 승선한다. 그가 맡은 임무는 바로 ‘익스펜더블’, 즉 “소모품 인간”이다. 위험한 임무가 있을 때마다 미키가 투입되고, 죽으면 그의 기억이 이식된 새 클론 몸체가 3D 프린터로 재생된다.
이렇게 미키는 수차례 죽음을 반복하며 임무를 수행하는데, 어느 날 치명적인 임무 중 “미키 17”이 사망한 줄 오인되어 다음 클론인 “미키 18”이 깨어나고 만다. 그러나 미키 17 본인은 극적으로 살아 돌아오면서 우주선에는 동시에 두 명의 미키가 존재하게 된다. 규율상 하나의 익스펜더블만 존재해야 하므로, 두 미키는 발각 즉시 제거될 운명이다. 자신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익스펜더블의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미키 17과 18은 비밀스럽게 협력하게 된다. 한편 우주선 드라카 호를 지휘하는 지도자 케네스 마샬(마크 러팔로)과 그의 아내 율파(토니 콜렛)는 독선적 방식으로 식민지 개척을 추진하고 있었다. 얼음 행성에 토착 외계 생명체 “크리퍼”들이 존재하자, 마샬 일행은 그것들을 인류를 위협하는 괴물로 간주하고 선제공격을 준비한다. 미키들과 그 동료들(미키의 연인 나샤(나오미 애키)와 친구 티모(스티븐 연) 등)은 인간과 외계 생명체의 운명을 가를 거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더 깊은 결말은 직접 영화를 통해 확인하길 권한다.
 

 

<미키 17> 리뷰: 철학적 해석과 사회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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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패틴슨, 미키 반스 역

<미키 17>은 표면적으로는 복제 인간과 우주 식민이라는 SF 소재를 다루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물음현대 사회를 향한 신랄한 풍자가 자리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언급되는 그리스 신화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는 미키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항해 중 배의 부품을 하나씩 모두 갈아치웠다면 그 배는 과연 처음과 동일한 배인가, 아니면 완전히 다른 배인가? 그렇다면 한 번에 새 배로 통째로 교체했다면 같은 배라 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죽음과 재생을 반복하는 미키는 바로 이 테세우스의 배에 비유된다. 육신과 기억이 새로 복제될 때, 과연 “이전의 나”와 “현재의 나”는 같은 존재인가? 봉준호 감독은 이러한 정체성의 역설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 “어디까지가 나 자신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봉준호 특유의 통찰은 정체성의 철학적 딜레마를 사회적 비극의 그림자와 연결시킨다. 원작 소설이 개인의 존재론적 고민에 집중했다면, 봉준호는 이를 한발 더 나아가 계급 착취와 식민주의의 문제로 확대한다. 미키는 우주선 내에서 최하층 노동자로서 온갖 죽음의 노동을 전담한다. 우주복 없이 외부로 나가 행성의 공기를 먼저 마셔보고, 방사능이 있는 토양을 맨손으로 만지는 등 일종의 인체 실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미키는 일곱 번, 열 번 죽어가며 백신이 개발되고 식민 개척의 토대가 마련된다.
영화는 이 처절한 과정을 통해 첨단 기술 시대에도 여전히 계속되는 노동 착취계층 간 희생을 고발한다. 복제 인간의 존재론적 문제는 어느새 자본과 권력이 빚어낸 인간 소모의 현실로 치환된다.
결국 <미키 17>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의 존엄과 윤리는 그대로인가? 인간을 도구화하는 시스템 속에서 개인은 어떻게 주체성을 지킬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나아가, 영화의 후반부는 우주 식민주의에 대한 통렬한 사회적 풍자로 폭발한다. 지도자 마샬과 그의 추종자들은 자신들만의 “순혈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광신적 식민주의자들로 그려진다. 마샬은 우주선 내에서 승무원들의 자연 임신과 성관계를 금지하고, 행성 개척 후 우월한 유전자를 선별해 인류를 번식시키겠다는 괴이한 계획을 내세운다. 이는 미래 시대에 부활한 신(新)인종주의나 다름없다. 이러한 설정 덕분에 미키의 연인 나샤가 흑인 여성으로 등장하는 데에는 강한 상징성이 부여된다. 다양성을 억압하고 단일민족 천국을 만들려는 마샬에게, 다인종인 이주민들(미키와 나샤)은 그 자체로 도전인 셈이다. 영화는 이를 통해 인류 역사에 반복 되어온 식민지 개척자들의 오만을 떠올리게 한다. 낯선 행성의 토착 생물인 크리퍼를 두고, 대화를 시도하여 공존을 모색할 것인가 아니면 두려움에 기반해 선제공격을 가할 것인가라는 딜레마가 전개된다.
이는 곧 인류가 타자(他者)를 대하는 두 가지 태도—이해와 평화 vs. 공포와 폭력—를 상징한다. 봉준호 감독은 이 대립 구도를 극단까지 밀어붙이며, 식민주의적 공포심의 허약함과 그로 인한 폭력성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극 중 마샬과 율파 부부의 모습은 현실의 권력자들을 떠올리게 할 만큼 노골적이다. 붉은 야구 모자를 쓴 마샬의 추종자들은 마치 현대의 극우 집단을 패러디한 모습이고, “우주 시대의 새로운 인종차별주의자”인 마샬 부부는 특정 국가의 우파 정치인 부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과감한 정치적 풍자는 현대 사회에까지 이어지는 국수주의와 배타성에 대한 일침으로 다가온다. 요컨대 <미키 17>은 정체성의 문제에서 출발해, 계급 착취를 거쳐, 인종주의적 식민담론에 이르기까지 인간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거침없이 파헤치는 작품이다.
 

 

연출 기법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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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러팔로, 케네스 마샬 역

봉준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장기인 장르 혼합 연출섬세한 미장센을 우주 SF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미키 17>의 분위기는 진지한 철학적 질문에서 엉뚱한 블랙코미디로, 다시 스릴 넘치는 서스펜스와 괴수 활극으로 쉼 없이 전환된다. 이러한 급격한 톤 전환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통일된 주제를 향해 치닫는데, 이는 봉준호의 노련한 연출 덕분이다. 실제로 한 평론은 “영화가 슬랩스틱 코미디에서 부조리극과 호러를 오가며, 심지어 한 씬 안에서도 분위기가 롤러코스터를 탄다”라고 묘사했다.
예컨대 매번 새로운 패틴슨의 클론이 “고기 프린터”에서 미끈덕하게 쏟아져 나오는 장면은 웃음과 섬찟함을 동시에 안긴다. 봉준호는 이러한 웃픈 이미지를 통해 관객을 충격과 유머의 이중주 속에 놓아두고, 결국 더욱 예리한 메시지를 각인시킨다.
영화의 시각적 스타일 또한 주목할 만하다. 1억 달러가 훌쩍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니플하임 행성의 설경과 우주선 내부 세트, 그리고 크리퍼들의 형상까지 풍부한 CGI와 프로덕션 디자인으로 구현되었다. 특히 크리퍼의 디자인은 “크루아상과 공벌레를 섞어놓은 듯한 모습”이라는 묘사가 있을 정도로 기괴하면서도 묘하게 귀여운데, 이는 <옥자>의 슈퍼돼지나 <괴물>의 하수구 괴물을 떠올리게 하는 봉준호만의 괴물 미학이다. 현실감과 판타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비주얼은 관객을 낯설고 경이로운 세계로 이끈다. 미장센 측면에서 보면, 우주선 드라카 호의 갑판과 지하 구역은 철저히 대비된다. 지휘부의 공간은 차갑고 조직적으로 디자인된 반면, 미키가 머무르는 배 밑바닥 구역은 어둡고 누추하게 그려져 계층적 공간 구도를 형성한다. 이는 <기생충>의 반지하와 고급 저택, <설국열차>의 꼬리칸과 앞칸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 연출로서, 봉준호는 화면 배치만으로도 계급적 위치를 암시하는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촬영과 편집에서도 봉준호의 치밀함이 돋보인다. 그는 이번에도 촬영 전 모든 신을 철저히 스토리보드로 설계하여, 복잡한 액션과 VFX 장면에서도 일관된 시각 언어를 유지했다. 죽음과 재탄생이 반복되는 몽타주는 박진감 있으면서도 리듬감 있게 편집되어 관객을 몰입시키고, 중반 이후 두 명의 미키가 벌이는 심리전에서는 절묘한 교차 편집으로 긴장을 높인다. 봉준호 감독이 최종 편집권을 행사하며 자신의 의도를 끝까지 관철한 만큼, 영화의 흐름은 대담한 시퀀스들로 가득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치밀하게 짜여 있다. 이러한 연출 역량은 배우들의 열연과 맞물려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 로버트 패틴슨은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는데, 봉준호는 두 미키를 구분하기 위해 말투와 억양의 미묘한 차이까지 두 사람이 연구하도록 했다. 패틴슨은 한쪽은 소심하고 “루저” 같은 면모를, 다른 한쪽은 다소 과장되고 자기애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물리적으로도 다른 인물처럼 연기해낸다.
이로써 관객은 클론 둘 사이의 미묘한 긴장과 아이러니를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그 외에도 마크 러팔로와 토니 콜렛은 현실 정치인들을 풍자하듯 과장된 악역 연기를 선보이고, 나오미 애키와 스티븐 연은 이야기의 감정적 균형을 잡아주며 극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전반적으로 <미키 17>의 연출은 봉준호표 장르 뒤섞기디테일한 화면 언어가 결합되어, 웃음과 긴장, 풍자와 감동을 한데 아우르는 독특한 영화적 경험을 만들어낸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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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 애키, 나샤 배릿지 역

봉준호 감독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는 “약자는 어떻게 살아남는가”라고 할 수 있다. <살인의 추억>의 미제 사건 속 피해자들, <마더>의 아들을 지키려는 어머니, <기생충>의 반지하 가족까지, 그는 일관되게 사회의 밑바닥 혹은 변방에 위치한 인물들에게 시선을 두었다. <미키 17>의 미키 역시 “대체 가능한 인간”으로서 사회적 밑바닥을 상징한다. 그러나 봉준호는 그를 복제인간 영웅으로 내세워, 거대한 폭력 시스템에 균열을 낸다. 이는 그의 전작들이 그러했듯 웃음과 피비린내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 존엄의 옹호라고 볼 수 있다. 기술과 자본이 인간성을 압도하는 미래 배경 속에서도, 봉준호는 끝내 인간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는다. 이러한 낙관적 휴머니즘은 <미키 17>을 냉소적 풍자에 그치지 않고, 비장미 어린 우주 드라마로 승격시킨다. 바로 이런 점에서, 봉준호 감독은 다시 한번 자신만의 색채로 진화했음을 증명한다. 장르영화의 외피 속에 날카로운 시대정신과 뜨거운 인간애를 품어내는 능력, 그것이 그의 영화 세계가 꾸준히 확장되고 심화되어 온 비결일 것이다.
 

 

<미키 17>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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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 카이 캇츠 역

<미키 17>은 복제 인간의 운명을 그린 공상과학 우화이면서, 동시에 현대 사회의 단면을 비추는 거울이다. 봉준호 감독은 익살과 풍자를 무기 삼아, 인간 정체성, 노동 착취, 인종주의라는 무거운 주제를 우주라는 캔버스에 힘차게 그려냈다. 영화의 결말 자막이 올라갈 때쯤 관객은 묵직한 질문들과 마주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복제해가며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인간은 어디로 향하는가? 기술이 발전해도 권력과 차별의 본성은 달라지지 않는가? 봉준호는 이 작품을 통해 웃음을 머금은 채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고, 관객의 마음에 서늘한 여운을 남긴다.
비록 <미키 17>이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는 않을지라도, 분명 그것은 봉준호 감독다운 용기상상력의 승리로 기록될 것이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지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며, 한편으로는 토론거리를 안겨준다. 이것이 바로 뛰어난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강조하듯, 영화가 시대와 호흡하며 관객과 소통하는 방식일 것이다. 봉준호의 <미키 17>은 장르 영화의 쾌감과 사회 비판의 깊이를 모두 잡은 수작으로서,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될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웃음 뒤에 찾아오는 씁쓸함과 감동, 그리고 그 속에 담긴 통찰이야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가치다. <미키 17> 리뷰를 마치며 확신하건대, 봉준호 감독은 또 한 번 우리에게 잊지 못할 질문을 남겼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이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부터 찾아나가야 할 몫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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